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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애스트로스 2018. 7. 20. 00:14





제목과 표지만 보면 로맨스 소설인가 싶지만 


2004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수상작인 미스터리 소설.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주인공 나루세가 고등학교 후배의 부탁으로 뺑소니 사건의 범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면서 과거 탐정 사무소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가는데.. 


이야기의 전개는 뺑소니 범인을 찾아가는 현재와 어렸을적 탐정사무소 일의 일환으로 야쿠자조직에 몸담았던 일, 또 그 탐정 사무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컴퓨터교실에서 알게 된 노인의 부탁으로 떠나간 부인과 딸의 행방을 찾아가는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 과거의 에피소드들이 현재의 나루세가 뺑소니범으로 의심되는 호라이클럽의 뒤를 추적하는데 도움과 그리고 해결의 실마리까지 모두 제공하는 바탕이 된다. 


여기까지는 쉽게 찾아볼수 있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전개 패턴이다.



-- 지금부턴 모두 스포일러. 그냥 다 쓴다. 



나도 후반부까지는 과거 에피소드들이 모여서 현재의 사건을 해결하는데 실마리가 되도록 한점으로 모이는 뻔한 전개겠지 하면서 쭉 주인공의 움직을 쫓아갔다. 


지극히 평범하게 서술되어 있는 주변인물들 , 고등학교 후배, 주인공의 여동생, 그리고 주인공 나루세, 뺑소니범의 추적을 부탁한 의뢰인, 지하철 자살 시도녀 하루카,  그들 모두가 마지막에 모여서 내 뒤통수를 쳤다는걸 알았을때의 배신감이란,..!


아니다 이건 내가 배신을 당했다기 보다는 그간 미스터리를 읽어오며 쌓인 뻔한 선입견으로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갔기에 방심했다고해야겠다. 


사건의 해결과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건 이소설의 중요 포인트가 아니다. 


알고보니 주인공과 그 인물들은 모두 70세 이상의 노인들이었다는거다. 


중졸 콤플렉스를 극복하기위해 고등학교를 다니고있는 주인공의 후배, 나이 예순여덟에 젊은시절 가지지 못한 취미생활 (해외여행 , 수영, 플라멩코) 등을 손녀와 즐기는 나루세의 여동생, 마찬가지로 정년을 마치고 주차장경비, 컴퓨터교실의 강사를 병행하는 주인공,  칠십의 나이에 다단계 회사의 잔인한 행위들의 도와 살아가는 끄나풀이 된 지하철 자살시도녀 사쿠라 까지..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아주 미약한 힌트만으로는 전혀 나이대를 가늠할 수 없는 그들에게 난 완벽히 속았던 것이다. 


바로 그들이 이 소설의 범인들이었던거다.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면 일본 사회에 만연한 고령화 사회로 인한 문제점을 꼬집으며 다단계회사가 드러나는데 그것에 둘러쌓인 인물들이 바로 그 노인들이었던거다. 


거기다 노인들의 보험사기 라던가, 노인 성매매...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게 일본이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생기는 큰 문제점중 일부 일것이다. 


미니를 애마로 운전하고 다니는 노인 나루세, 하지만 그 자유분방한 직업선택과 성생활 덕분에 완전 혈기왕성한 젊은이 일거라는 내 착각 덕분에 평범하디 평범한 이야기의 소설에 마지막 시원한 뒤통수 한방을 맞고 말았다. 


독자의 고정관념을 비틀어 꼬집는 신선한 미스터리. 


감상 : 3.5/5 



끝.